2004년 9월 28일.
이 날짜를 생각하는 순간, 내 가슴 한켠이 아려오는 걸 느껴요.
제 생애에서 가장 긴 날을 꼽으라면, 물론 2006년 11월 5일, 시차 덕분에 가장 길었던 하루를 꼽겠지만, 제가 느낀, 가장 긴 하루는 2004년 9월 28일이었어요.
9월 28일 늦은 아침. 차 세대가 부딪혔고, 차 한대는 다리 밑으로 떨어졌죠.
9월 28일 늦은 아침. 갑자기 차가 엄청 막혔고, 저와 저의 일행은 불평만 했죠.
9월 28일 늦은 아침. 두 명이 세상을 떠났죠. 전화는 벨만 울렸어요.
9월 28일 늦은 아침. 우리 일행은 길을 계속 갔죠. 이상하게, 한 차쪽에서만 전화를 받지 않았어요.
9월 28일 낮. 경찰은 사고난 차를 확인하고, 현장을 수습했죠.
9월 28일 낮. 결국 경찰이 전화를 받았죠, 전 놀랐답니다.
9월 28일 낮. 세 차에 나눠 할머니 성묘(아, 그날이 추석이었어요)에 다녀오던 우리 가족은, 집이 아닌 엉뚱한 곳에서
만났답니다. 두 명은 영안실에 있었어요. 어른들은 비통하게 뒷 일을 논의했고, 어리고 눈물 많았던 저는 차에서 혼자 울었어요.
9월 28일 오후. 운전하시던 할아버지가 위독하시대요, 보호자가 필요하대요. 집에 너무도 가고싶던 저는 삼촌과, 형과 차를 같이 타고, 경찰의 허가를 받고 갓길로 달려, 서울에 왔어요.
9월 28일 밤. 보름달이 너무 밝았어요. 전 제 어머니를 단 한 번만 보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빌었어요.
9월 28일 밤. 둘째 작은아버지가 근무하시는 병원이기도 하고, 할머니께서 암 투병생활을 하셨던 병원이기도 한 서울대병원에 갔어요. 여긴 영원히 잊지 못할 거에요. 그 병원 장례식장에서 며칠 묵었거든요.
...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그저 슬퍼하는 것 외에는. 제 어머니, 그리고 제 작은어머니의 죽음 앞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게 바로 저란 사람이었답니다.
2년이 지나고, 세 달이 지났네요. 이제 전 담담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요. 이제서야.
이제 전 아프지 않아요...
... 하지만, 누군가와 전혀 연락이 닿지 않을 때, 그리고 누군가가 늦을 때, 전 너무나도 불안합니다. 너무나도, 불안합니다... 사고라도 났을까봐...
Posted by mindF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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